“조국 사태…우리가 정말 놓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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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우리가 정말 놓친 것들”
  • 윤은미
  • 승인 2019.11.0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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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2019년 LT 초청강연

올해 초. 경제성장률 -0.4%를 기록하고서 이른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이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정책 방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의료기기나 의약품,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제도와 같은 사회보장서비스가 모두 여기 포함됐다는 것이다. 10년 전 이명박 정부와 다를 바 없는 내용의 ‘용어만 바뀐’ 의료민영화 시도가 현 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의 LT가 열린 지난 2일 여의도의 한 세미나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우석균 대표가 초청 강연을 맡았다. 강연 주제는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어디로 가고 있나?’이다. 우석균 대표의 강연 내용을 간략히 전한다. 핵심내용은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편집자 주

건치LT 초청강연을 하고 있는 우석균 대표

‘의료민영화 반대’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큰 지지를 얻고 있지만 ‘바이오헬스’란 단어는 생소하다. AI, 로봇, 3D프린트, 빅데이터 등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만 실상은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내세운 바이오의약품시장은 아직전체 시장의 5%를 넘지 못하고, 로봇수술은 한국이 가장 많이 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분야는 전립선 하나이고 돈만 많이 든다는 결론이다.

빅데이터 역시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없다. 정부는 5대 바이오빅데이터를 신기술개발에 활용되도록 지원하겠다지만 굉장히 위험한 시도이다. 특히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한 의료 빅데이터를 가명처리 후 개방한다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올 연말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인재근 의원이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기업이상업적 목적으로 작성하는 통계나 기업이 주체가 되는 연구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어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가명처리를 한다해도 개인건강정보를 온전히 보호받을 순 없다. 우석균 대표는 과학기술연구 분야에는 건강빅데이터를 활용한다 해도, 산업적 연구나 통계는 제외돼야 하고 당사자가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제외시킬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리 또한 현행 체계보다 훨씬 더 엄격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병원을 (산업)생태계의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안은 병원을 ‘공장화’하겠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해 의료기술 지주회사를 만들어 오늘날 공대가 벤처기업의 주체가 됐듯이 병원에서 산학협력을 통해 이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집중 추진하던 정책이 탄핵 3년만에 문재인 정부에서 재등장했고 복지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른바 이명수의원 발의의 보건의료기술진흥법이다. 내용은 당시(박근혜 정부) 자유한국당이 냈던 법안 그대로다.

규제프리존법 등 규제샌드박스는 이미 여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법안이다. 우리나라처럼 대대적으로 하는 곳도 없지만,  대게 금융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이지 보건의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건강보험 정보를 기업에 제공하고 병원을 영리화 하겠다는 게 지금까지 살펴본 현 정부의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이 처음 등장한 것이 이명박 정권 초에 나온 건강관리서비스산업(HT산업) 보고서, 즉 삼성(경제연구소)보고서다. 의료민영화의 거시적 방향을 담은 보고서이며 지난 10년 정부가 추구했던 방향이다. 그 골목골목마다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가 막아서 온 것이 지금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삼성전자 이재용 전 부회장을 9차례나 만나왔고, 직후 시정연설에서 바이오헬스 등 보건산업 육성 의지를 재차 천명해왔다. 대통령이 가진 시정연설의 무게만큼 관계부처가 바삐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사회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석균 대표는 최근까지 논란이 됐던 ‘조국 사태’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을 꼽으며 강연을 마쳤다. ▲경제 위기 ▲문재인 정부의 전형적인 친기업적 대처(탄력근로제, 규제완화) ▲의료민영화 시즌2(바이오헤스 산업화, 공공데이터 개방, 규제샌드박스, 병원기술지주회사 등) ▲공공의료 계획 포기, 그리고 문재인케어 ‘비급여의 급여화’ 계획의 사실상 포기까지. 지난 10월 한 달간 문재인 정부가 한 일은 '조국 지키기'만이 아니었다. 현 정권이 의료민영화 시즌2를 가열차게 밀어붙이는 사이 우리가 놓친 것들이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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