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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급체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우선"

기사승인 2019.09.10  1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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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세넷 10일 입장문 발표... "의료기관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 찾아내 정부투자 확충해야"

"단순히 상급종합병원 집중을 방지하고자 국민들의 비용부담을 높인 것이라면 이러한 제도운영은 절대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건강세상네트워크(공동대표 강주성 김준현 이하 건세넷)이 오늘(10일)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 이하 복지부)가 지난 4일 상급종합병원 환자 집중 해소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의료공급체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먼저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지난 4일 단기대책 발표를 통해 "각 의료기관들이 종류별 기능에 맞는 의료를 제공하고 환자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추진하겠다"면서 "아프면 먼저 ‘동네 병·의원’에서 진찰받고, 의사가 직접 의뢰하는 적정 의료기관에서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추진방향'

그러나 건세넷은 입장문을 통해 "경증질환은 동네 병·의원에서 중증질환은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원칙에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믿고 신뢰할 만한 적합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나 환자를 대리해 이를 안내하고 보장해 주는 구조나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 고비용과 비효율로 점철된 왜곡된 공급체계 안에서 국민들에게 의료이용의 합리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이라며 복지부의 방침을 비판했다.

이어 건세넷은 "정부 설명처럼 국민들이 비용장벽이 없어 의료기관 여러 곳을 이용하거나 상급종합병원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며, 상급종합병원의 경우라도 실제로는 질적 격차가 발생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처치를 위해 대형병원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의료쇼핑을 일탈 행위처럼 규정할 것이 아니라 이 같은 현상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 저하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세넷은 "최초 증상 발생 시 어떤 의료기관이나 의사와 접촉해야 하는지 첫 번째 관문에 개입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나 가이드는 제시돼 있지 않다"면서 "타 의료기관 의뢰에 있어서도 환자가 선택하는 방식이 아닌 의사가 직접 의뢰하는 방식으로 유도하겠다고 하나 이 또한 의사판단에 있어 국민 신뢰가 전제돼야 수용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건세넷은 복지부의 외래 경증 질환(100개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 이용 시 본인부담률을 상향하고 본인부담상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환자부담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비용부담을 강제하겠다면 이에 상응하는 수준에서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편익이 있어야 하는데 분명하지가 않다"며 "단순히 상급종합병원 집중을 방지하고자 국민들의 비용부담을 높인 것이라면 이러한 제도운영은 절대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건세넷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국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으며 공적 개입의 필요성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공급자나 정부관료의 관점이 아니라 ‘환자경험’을 근거로 의료기관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찾아내 일차의료 영역에서는 환자를 대리하는 문지기 역할도 분명히 있어야 하며, 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충족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의료기관 확충 등 정부투자가 있어야 진료권 폐지에 따른 수도권 집중을 방지할 수 있고 지역의료의 완결성도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건세넷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의료공급체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먼저 담보되어야 한다

-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에 대한 입장-

대형병원의 환자집중을 막겠다며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에 맞지 않는 환자 증가 문제 해소 목적으로 단기대책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이며, 당장 9월부터 시행준비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위주로 진료를 하도록 지정기준을 개선하고 수가 및 보상방식도 조정한다. 상급종합병원과의 의뢰․회송방식에도 변화를 주어 병·의원 의사 판단에 따른 직접 의뢰를 강화하고 상급종합병원에서 병·의원으로의 회송도 활성화 한다. 수도권 환자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지역의료 기능 역량 강화도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국회, 언론 등을 중심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촉구해 왔고 의료기관 규모에 따른 환자 양극화 현상도 보다 심화되고 있어 정부가 단기대책이라는 전제로 시급히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경증질환은 동네 병·의원에서 중증질환은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원칙에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가벼운 질환인데도 굳이 대형병원에 가서 불필요한 비용부담을 할 이유가 없고, 중증질환이라도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수도권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야 할 이유도 없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믿고 신뢰할 만한 적합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나 환자를 대리하여 이를 안내하고 보장해 주는 구조나 체계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병·의원과 대형병원은 각자의 기능과 역할과는 무관하게 무분별하게 환자 유치를 해왔고, 시설 및 규모 위주의 과잉경쟁도 공급부문의 질서 체계를 흔드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 되어 왔다.

이 같은 고비용과 비효율로 점철된 왜곡된 공급체계 안에서 국민들에게 의료이용의 합리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판단은 여전히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수요자의 의료이용 행태가 문제라는 의식이 깔려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증상 발생 시에 적합한 의료기관 어느 곳을 가야 할지 알지 못하며, 동일한 증상으로 가까운 지역의 병의원에 방문하더라도 의료기관간의 진단 및 처치가 상이 하고 비용 발생도 제각각인 상황이 발생한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라도 실제로는 질적 격차가 발생하여 보다 정확한 진단과 처치를 위해 대형병원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정부 설명 처럼 국민들이 비용장벽이 없어 의료기관 여러 곳을 이용하거나 상급종합병원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쇼핑을 일탈 행위처럼 규정할 것이 아니라 이 같은 현상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 저하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

정부 대책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적정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도록 의뢰·회송을 내실화하겠다고 하였으나, 최초 증상 발생 시 어떤 의료기관이나 의사와 접촉해야 하는지 첫 번째 관문에 개입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나 가이드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 국민들이 알아서 병·의원을 먼저 선택하라는 것인데 주위에 잘 아는 의사라도 있으면 모를까 국민 대다수는 지금과 같이 적정 의료기관이 무엇인지 여전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타 의료기관 의뢰에 있어서도 환자가 선택하는 방식이 아닌 의사가 직접 의뢰하는 방식으로 유도하겠다고 하나 이 또한 의사판단에 있어 국민 신뢰가 전제되어야 수용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일차의료 영역의 질적 격차와 진단 및 치료효과의 신뢰성 저하로 국민들의 동네의원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동일한 질병상태라도 의사에 따라 의학적 판단이 상이할 수 있고 의뢰 결정에도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또한, 의사 직접 의뢰에 따른 수가 및 경제적 보상을 고려하면 의료기관간의 담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외래 경증 질환(100개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 이용 시 본인부담률을 상향하고 본인부담상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환자부담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 중증진료 관련 수가인상에 따른 추가적인 환자부담도 발생한다. 이 같이 비용부담을 강제하겠다면 이에 상응하는 수준에서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편익이 있어야 하는데 분명하지가 않다. 단순히 상급종합병원 집중을 방지하고자 국민들의 비용부담을 높인 것이라면 이러한 제도운영은 절대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국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공적 개입의 필요성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공급자나 정부관료의 관점이 아니라 ‘환자경험’을 근거로 의료기관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찾아내야 하며, 일차의료 영역에서는 환자를 대리하는 문지기 역할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충족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의료기관 확충 등 정부투자가 있어야 진료권 폐지에 따른 수도권 집중을 방지할 수 있고 지역의료의 완결성도 보장될 수 있다. 정부는 단기대책 중심으로 성급하게 제도변화를 단행해서는 안 된다. 환자와 국민 관점에서 의료공급부문의 근본적인 체질변화가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한 국민적 신뢰가 먼저 담보되어야 한다.

2019년 9월 10일

건강세상네트워크

 

이인문 기자 gcnewsmoon@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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