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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너무 빨리 ‘수불’을 포기했다

기사승인 2019.07.18  21: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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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동 보건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수불사업 편③ 복지부의 수불 대체 사업... 가능한가?

과연 아동치과주치의제가 복지부의 계획대로 수불사업을 대체할 수 있을까?

부산대 김진범 교수는 “아니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수불사업과 아동치과주치의제는 그 성격부터가 다른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김진범 교수

수불사업은 충치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공중구강보건사업이다. 이에 반해 ‘영구치가 완성되는 12세 전후에 구강검진 및 예방진료, 구강건강관리 교육 등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아동치과주치의제는 아동들의 종합적인 구강건강증진을 위해 시행되는 사업으로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

김 교수는 수불사업과 아동치과주치의제는 서로가 어느 하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사업으로, 함께 추진될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원광대 이흥수 교수 역시 수불사업은 전 연령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반해, 아동치과주치의제는 특정 연령대에만 국한돼 진행되는 사업이라며 수불사업 자체를 대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선택권은 보장하되 적정 농도의 불소 이용을 촉진하는 사업’이라는 불소치약 보급, 불소양치, 불소도포, 불소소금 등의 사업들은 어떠한가?

불소를 이용한 이들 사업들은 당연히 충치예방 효과가 있는 사업들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들이 수불사업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사업이라는 점은 차치하더라도(이흥수 교수는 수불사업에 비해 최소 2배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 사업 중 초등학교불소양치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들은 복지부가 ‘선택권 보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개인의 선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바로 공중구강보건사업인 수불사업과 다른 점이다.

치아홈메우기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이유

개인의 선택에 의존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시 복지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추진계획』으로 돌아가보자.

『추진계획』에 따르면, 충치예방효과가 높은 치아홈메우기 보유자율은 2006년 34%에서 2012년 62.5%까지 빠르게 증가하다가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치아홈메우기 보험급여화는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됐다.

 

만12세 치아홈메우기 보유자률(단위 %)-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2006~2012),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2015~2018), 건강보험공단(2015~2017)

치주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스케일링 경험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미 2013년 20세 이상 스케일링 보험급여화가 이루어졌음에도 2017년 현재 여전히 20% 미만에 머물러 있다.

만19세 이상 스케일링 경험률(단위 %)-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2006~2012),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2015~2018), 건강보험공단(2015~2017)

이런 이유 중의 하나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한동헌 교수가 지난 2017년 국회에서 열린 ‘건강한 삶을 위한 구강건강증진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밝힌 바 있듯이 “강남구의 스케일링 수진율은 50% 이상이지만, 경상북도 등 농어촌 지역으로 갈수록 10% 미만의 수진율을 보이는 등 여전히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다.(본지 2017년 11월 17일자 『보장성 강화…치과의료체계 개편부터』 기사 참조)

즉 개인의 선택에 의존하게 되는 구강보건사업의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다 하더라도 일부 계층들에게는 정보격차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사각지대가 발생해 오히려 구강건강 격차를 키울 수도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반해 수불사업은 인종과 성별, 사회경제상태와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공중구강보건사업으로서 특히 장애인과 노인, 그리고 저소득층들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가 구강건강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알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복지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진계획』에서 밝히고 있듯이 수불사업을 대체할 사업으로 들고 있는 아동치과주치의제와 불소소금 등 선택권 보장 불소이용 사업 사이에 취약계층 맞춤형 구강보건사업으로 ▲참여자에게 바우처를 지급해 예방치료를 지원하는 성인대상 치과 만성질환관리제 도입 검토 ▲진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못 받는 환자들에게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들은 김진범 교수의 지적처럼 예산 상의 문제 등으로 혜택이 소수의 저소득층에게만 국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이 정도의 대책만으로는 수불사업이 중단되면서 나타나게 될 구강건강 격차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복지부의 바램대로 불소치약, 불소양치, 불소도포, 불소소금 등 ‘선택권은 보장하되 적정 농도의 불소 이용을 촉진하는 사업’이 현재의 상황에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흥수 교수는 복지부의 계획이 “앞뒤가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불소는 독극물’이라는 수불 반대론자들의 단편적인 주장으로 국민들의 불소에 대한 ‘위해도 인식’은 실제 위해도에 비해 매우 과장돼 있는 상태이다.

복지부가 국민들의 이러한 불소에 대한 ‘위해도 인식’을 낮추지 않고서 과연 불소치약과 불소양치, 불소도포, 불소소금 등의 보급을 급속히 늘려나갈 수 있을까? 실제 수불논쟁이 격화하면서 불소치약 판매와 초등학교불소양치사업 등은 현재 수불처럼 급속히 축소돼 있는 상태이다.

돌고 돌아 다시 만난 ‘수불 반대론’

이흥수 교수는 초등학교불소양치사업의 경우 교육청 소관이라 복지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불소소금의 경우 사업을 시행하려면 연구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 상황에서 광범위한 소비를 자신할 수 없는 불소소금을 제작해 판매하려고 하는 민간 기업이 나타나기나 할까? 결국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불소가 안전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홍보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불소에 대한 ‘위해도 인식’이 실제 ‘위해도’와 근접할 수 있을 때, 그래서 거의 모든 국민들이 자신들의 구강건강을 위해 앞다투어 불소치약으로 잇솔질 하고, 불소용액을 구매해 틈만 나면 양치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치과에 가서 불소도포를 해주고, 불소소금으로 음식의 간을 맞추려고 해야만, 복지부의 『추진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적극적인 홍보활동으로 국민들의 불소에 대한 ‘위해도 인식’을 실제의 ‘위해도’ 수준으로 낮출 수가 있다면, 복지부는 왜 수불사업을 포기해야만 할까?

2000년대 초반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KTX 잡지에 실렸던 수불사업 홍보물

이렇게 해서 복지부는 돌고 돌아 다시 '수불 반대론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수불 반대론자들의 단편적인 '수불 반대' 논리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차례이다.(4회차에 계속)

이인문 기자 gcnewsmoon@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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