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인들! 제주행 비행기에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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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인들! 제주행 비행기에 타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9.02.21 1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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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과대안 변혜진 상임 연구원…“영리병원의 파급력 생생한 목소리로 알려야”

‘의료 영리화의 빗장을 풀 것’이라는 시민사회의 우려와 58.9%의 제주도민의 ‘개설불허’ 권고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와 원희룡 도지사는 지난해 12월 5일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자의 소송 우려를 내세우며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

‘내국인 진료 금지’를 골자로 한 이 조건부 허가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녹지국제병원의 소유주인 녹지그룹 측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 마침내 지난 14일 제주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알려진 바로는 그 소송액수가 800억에 달한다.

그러자 제주도와 원희룡 도지사는 “내국인 진료제한은 의료공공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지켜내야 할 마지노선”이라며, 소송 대응 및 관련 특별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녹지국제병원의 개원을 저지하기 위해 오는 23일 보건의료인들이 제주도로 향한다.

이에 본지는 ‘보건의료인 희망비행기’를 기획한 건강과대안 변혜진 상임 연구원과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편집자

변혜진 상임 연구원

먼저 변혜진 상임 연구원은 녹지그룹이 제주도 측에 제기한 800억 원대 소송에 대해 “원희룡 지사가 영리병원 허가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급변하는 현 상황을 집으며, 갈등의 핵심은 ‘내국인 진료 금지’라고 봤다. 변 연구원에 따르면 의료법 64조에 따라 개설 허가 90일 안에 병원을 개원하지 않을 경우 허가 취소가 가능하며,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시한은 오는 3월 4일까지다.

변 연구원은 “시민사회는 내국인 진료 금지라는 제한조건을 걸 때부터, 소송을 예견했다”며 “내국인 진료가 허용되지 않으면 영리병원을 짓는 목적이 없기 때문인데, 이미 외국인들도 소위 빅5 병원에 가는 마당인데 제주도를 방문한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미용성형을 하겠다는 건 위험도가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개원일자는 다가오는데 의사 9명은 전원 사직한데다 간호사나 의료코디네이터 소수가 남는 등 필수 의료인력도 채용하지 못하는 등 녹지그룹 측이 약속을 위반한 상황이다”라며 “녹지그룹이 소송에 나서는 이유는, 이 논란 많은 병원 필요 없고, 설립 비용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그는 소송에서의 승패가 핵심이 아니라 개설 취소 시 이미 지어져 있는 녹지국제병원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으며, 중앙 정부가 적극 개입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소송엔 기대비용이란 게 있어서 회자되는 금액이 800억이라고 하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소송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며 “이 영리병원을 제주도민의 요구와 같이 비영리병원으로 전환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필요가 있고, 여기서부터 중앙정부의 개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어떤 의료인으로 살아갈 것인가…
영리병원 저지 투쟁 현장서 배우자!

원희룡 도지사가 ‘조건부 개설 허가’를 내린 지난해 12월 5일부터 제주시청 앞에서는 영리병원 철회와 도지사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변 연구원은 개원기한을 코 앞에둔 바로 ‘지금’ 보건의료인들이 영리병원 철회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이 외국에 법인을 만들어 국내 우회투자를 통해 영리병원을 세우려는 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고, 이른바 네트워크형 사무장 병‧의원들이 그 위에 있다는 게 밝혀졌다”며 “보건의료인들이 제주도로 가는 건, 전국에 그런 의사들만 있는 게 아니라 대다수의 보건의료인들은 의료영리화에 반대하며, 그 목소리를 제주도민들에게 들려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인들이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영리병원이 국내 의료체계에 미칠 파급에 대해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프로젝트 이름을 ‘영리병원 멈추러가는 보건의료인 희망비행기’로 정한 이유도 “전국 각지에서 의료영리화,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보건의료인들이 많다는 희망을 보여주기 위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변 연구원은 이번 영리병원 저지 투쟁이 한국의 의료공공성에 대한 담론을 확장하는 기회가 될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제주 영리병원 투쟁만 보더라도, 제주특별자치도법이 제정된 2004년부터 15년 째 계속되고 있고, 당시 의‧치대생이었던 분들이 이제는 중견 운동가들이 됐다”며 “이윤이 나는 곳이면 어디나 빨대를 꼽는 자본에 대항해, 대다수의 의료인들이 환자를 사람이 아닌 돈으로 보는 것에 대해 ‘인간이 할 짓은 아니다’라는 데 공감하고 의사라는 직업적 소명이 무엇인지에 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쌓아온 지난한 시간이 지금까지의 영리병원 투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촛불집회에 새로운 세대의 보건의료인들이 참석하는데 이들에게 영리병원이 무엇인지, 영리병원 투쟁의 역사에 대해 알리는 장이 됐으면 한다”며 “의료인이 무엇인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이 한국 의료의 미래라고 생각하며, 공공의료제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지지해 나갈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 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의료영리화에 반대하고, 그에 대해 다수가 공감하며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한복판에서 경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의료공공성을 지키는 일을 다음세대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영리병원 관련법이 생긴 이후 계속 규제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계속해서 완화의 범위가 넓혀져 왔다. 작은 구멍 때문에 둑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라며 “아직 경자구역법 등 영리병원법이 살아 있는 한, 이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영리병원을 막아내기 위해 15년, 세월의 갈피갈피마다 의료공공성이라는 올바른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분투한 역사를 알고, 어떤 의료인으로 살아갈지 고민하며 함께 영리병원을 막아내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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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엔왜요? 2019-02-20 19:35:41
치과의사들은 간판에 전문의 달아야 해서
통치 강의 듣느라 바빠요 ㅋㅋㅋ
지금 영리병원이 문제에요?
영리병원이고 자시고
의료영리화 저지한다던 양반들 지금
남들 다따는 전문의 나만 못따게될까바
무슨무슨협의횐지 만들고 또 난리났던대요.
ㅋㅋㅋㅋ
어유 가식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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