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복직까지 와락진료소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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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복직까지 와락진료소 함께하자”
  • 문혁 기자
  • 승인 2018.10.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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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진료소와 6여 년을 함께한 정성훈 회원…"치과 진료는 민중과 함께하며 사회적 모순을 깨우치는 계기"

지난달 30일 와락진료소에 모인 이들은 쌍용자동차 노사의 전원 복직 합의 소식에 들떠 있었다. 그리고 와락진료소에 ‘감사함’과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그들의 말끝에는 ‘정성훈’이라는 이름이 함께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기현 홍수연 이하 건치)가 와락진료소를 처음 연 2012년 7월부터 지금까지 6년이 넘는 시간을 지켜온 건치 전 공동대표 정성훈 회원.

정성훈 회원은 그간 와락진료소를 함께한 시간을 “처음만 해도 꼬맹이들이 와락진료 때마다 많이들 와서 뛰어놀았는데 지금은 다 커서 그런지 잘 없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다 커 사라진, 그 긴 세월을 함께한 정성훈 회원에게 ‘와락진료소’는 어떤 의미일까?

진료 중인 정성훈 회원

“건치 이름으로 마무리를 같이해 뜻깊다”

정 회원은 “무엇보다 사람들 얼굴이 다 밝아져서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 아마 복직 시한이 정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라며 “건치 이름을 걸고 진료를 시작했는데, 복직과 더불어 마무리하게 돼서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진료 초창기 시절은 해고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당했던 시기인데, 정신적 피해가 너무 크다 보니 집 밖으로 나오지 않던 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이 치과 진료를 한다 하니 진료를 받으러 와락에 나오신거다”라며 “와락에 온다는 것은 사회와 소통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인데 그때 진료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와락진료소를 하며 힘들었던 일은 없었을까는 질문에 정성훈 회원은 “없었다. 오기 전날 때론 부담이 들기도 하는데 오고 나면 오히려 힘이 나고 정말 잘 왔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와락진료소는 예진하는 사람과 치료하는 사람 최소 2명의 치과의사가 필요한데, 간혹 아무도 못 나올 때가 있다”며 “한번은 와락진료소에 오기 전에 페이스북에 오늘 진료할 사람이 없다고 써놓고 나왔는데 오후 11시쯤 되니 4명의 치과의사가 찾아왔다”고 고마운 기억을 떠올렸다.

예진 중인 정성훈 회원

“치과 진료는 민중과 함께하는 활동”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어떻게 이곳에 한결같이 있었을까. 그는 ‘1989년 공중보건의 한마당’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청년치과의사회에 속해있던 시절 이야기인데, 공중보건의 자료집을 내면서 ‘건치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물음을 던졌다”라며 “치과 진료는 치과의사가 직접 사회와 맞닿으며 가장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건치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민주화 운동, 의료공공성 확보와 의료민영화저지 투쟁도 하지만 치과 진료 연대활동은 민중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사회의 모순을 확인하고 깨우칠 수 있는 계기이기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치과의사가 개원의가 되면 바쁘고 사회를 잊게 되는데 치과 진료를 하면서 사회의 모순을 하나씩 배우고, 그것을 깨기 위한 작은 실천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라며 “꿀잠진료소 한다고 하는데 나도 불러주면 후배와 접점도 만들 겸 같이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와락진료소, 모두 복직하는 그날까지”

끝으로 정 회원은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이나 와락 사람들 모두가 복직하는 그날까지 와락진료소가 함께하길 원하는 만큼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며 “건치에서 연말에 한 번, 모두 복직하는 그때가 오면 또 한 번, 이렇게 모두 고생했다는 의미로 잔치를 열면 어떨까”라고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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