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그 양주병을 따지 말았어야 했다
상태바
12월 8일 그 양주병을 따지 말았어야 했다
  • 조남억
  • 승인 2018.08.24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31] 인천건치 조남억 회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공동회장 김영환 주재환) 전 회장이자 연세조아치과의원 조남억 원장이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19일까지 약 40일간 남미여행을 다녀왔다. 한 사람의 남편이자 네 자녀의 아버지, 그리고 개원의라는 제약을 잠시 내려놓고 비록 패키지이긴 하지만 페루, 볼리비아, 잉카문명 지역, 우유니 소금사막, 안데스, 아마존,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로망 가득한 남미지역을 여행했다.

조남억 원장은 이번 여행에서의 소감과 정보를 『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란 코너를 통해 매주 풀어낼 예정이다.

서른 한번 째 회에서는 남미대륙의 끝, 마젤란이 불의 대지라 소개한 파타고니아의 본 고장 우수아이야에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편집자

 

12월 8일

남미 대륙의 끝, 야마나 부족의 고향이었지만, 마지막 야마나 할머니마저 죽은 후 야마나 족이 사라진 곳, 마젤란이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서 불의 대지라 소개한 파타고니아의 본 고장 우수아이야로 왔다.

아침 7시에 조식을 간단히 하고, 8시 반에 모여서 공항으로 향했다. 아침에 시간이 여유로워서 가족들과 카톡을 했다. 한 달 동안 가족들을 못 보니, 얼른 보고 싶다.

우수아이아에 도착하여 곧장 호텔로 갔는데, 호텔이 언덕위에 있어서 마을 전경은 좋았으나, 시내 나가기는 어려웠다.(ⓒ 조남억)
fin del mundo(세계의 끝) 우수아이아 표지판 (ⓒ 조남억)
남극 대륙으로 왕복하는 배들이 여럿 있었고, 남위 55도가 넘어서 해변 주위의 낮은 산에도 만년설이 쌓여있었다. (ⓒ 조남억)

비행기가 약간 연착이 되었지만, 많이 늦지는 않았다. 12시 반에 우수아이야 공항에 도착하여, 곧장 Hayas 호텔에 가서 짐을 맡긴 후 시내로 나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 도시에서는 킹크랩을 한 번 먹기로 되어있다고 하여, 일단 먼저 먹기로 했다. 맛있으면, 나중에 각출해서라도 또 먹을 수 있으니 바로 먹기로 하고, 점심시간에 맞춰서 Viejo marino 식당으로 갔다. 7명이서 4마리를 시켰는데, 약간 적은 듯 했지만, 맛이 훌륭했고, 게 등딱지에 밥까지 먹으니 배가 불렀다. 한 마리에 800페소였다. 64000원 정도 되니,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싼 정도이다.

El viejo marino(옛 선원) 레스토랑. 킹크랩 전문점이었는데, 문 열기전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남미 킹크랩은 다리가 8개로 보였는데, 나중에 보니, 두개는 퇴화되어 있었다. (ⓒ 조남억)

작은 도시여서 둘러볼 것이 별로 없었다. 1906년 오픈한 카페에 가서 흑맥주를 시켰는데, 펭귄 주전자도 특이했고, 맥주 맛도 좋았다. 실내 인테리어도 예전 모습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어서, 유적지에 앉아서 술 한 잔 하는 느낌이었다.

다른 볼만한 곳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시내를 구경할 팀은 나갔다가 돌아오고, 조-최 선생님과 나는 남아서 계속 맥주를 마셨다. 호텔 가서 더 마시자고, 면세점에서 최 선생님이 양주 2병을 사서, 호텔 셔틀 버스를 타고 5시에 호텔로 되돌아 왔다.

남위 55도가 되고, 땅 끝이면서 대서양과 태평양의 사이여서 그런지, 구름이 많고 습하여 겨울의 유럽처럼 기온이 낮은 것은 아닌데, 뼈 속이 시린 추위가 들어온다.

Ramos Generales 카페. 1906년에 오픈한 유서깊은 카페.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카페 옆에는 예전 가구나 사진들을 모아서 박물관처럼 전시를 하고 있었다.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 조남억)
펭귄 주전자가 귀여워서 기념품점에서 사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샀는데, 지금보니, 사올껄 하는 생각이 든다. 포터 계열의 맥주 맛이 훌륭하였다. (ⓒ 조남억)
호텔에서 바라본 밤 11시 야경의 모습 (ⓒ 조남억)

각자 씻고 좀 쉬다가 7시 반에 호텔 식당에 모였다. 오늘 저녁시간에 돈을 아껴서 내일 킹크랩을 또 먹기로 했는데, 그래서 식당에서는 4명분만 스테이크를 시켰다. 직원에게 약간의 팁을 주며 잔을 부탁을 하여, speyside 싱글몰트 위스키 한 병을 마셨다. 오랜만에 이탄향을 맡으니, 맛이 좋았다. 더욱이 맥주를 마셔서 취기가 약간 있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

식당에서 눈치 보면서 마시다가 나와서 모두 내방으로 옮겨서 다른 양주 글렌리벳 한 병을 더 열었다. 그 당시에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양주는 열지 말았어야 했다.

2병째 병이 비워 갈 즈음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지만, 나는 결국 바닥에 쓰러져 곧장 잠들어 버렸다. 그 바람에 다른 분들도 금방 헤어져 별일은 없었지만, 비싼 술이 아깝고 소중한 시간이 아까운 느낌이 들었다.

(ⓒ 조남억)
(ⓒ 조남억)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