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집착과 호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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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집착과 호불호
  • 최유성
  • 승인 2017.05.2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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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최유성 논설위원…1인 시위와 100만인 서명 운동에 대한 생각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골 지검장의 임명이 최근에 회자되고 있다. 또한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언론지의 칼럼에 인용되었다. “‘사람’에 대한 열광으로 세상에 대한 관심을 대체하지 말 것.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섣불리 사람에게 충성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이다.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특정 종교의 색채마저 떠오르는 느낌이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헛되고 부질없음을, 그리고 자칫 위험함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1인1개소법 사수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가 결성돼, 그동안 1인1개소법 사수에 대한 방법론 차이 등으로 29대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1인1개소법 사수모임이 치협과 하나가 되어 치과계의 결집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상기 법안의 합헌이 우리 직역이기주의의 발로인가,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함인가의 문제부터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방법론으로 들어가면, 더욱 미묘해진다. 예의주시하면서 법리적 판단을 유리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냐, 헌법재판소 판결의 특성상 1인 시위를 통해서 그 절박함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냐의 문제만 해도 여러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언급하기 민망한 어르신들의 개인사까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1인 시위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다른 목적이 있다고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고, 그 취지에 대한 많은 회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가장 많은 회원들의 사랑을 받는 치의신보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1인 시위 피켓을 보관하는 카페에서 미안한 마음에 한잔씩 마시는 커피값 정도는 협회에서 부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라는 내용을 개인적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에 대한 댓글로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의견과 “일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언급됐다.

소위 ‘문빠’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맹목성에 대한 찬반의 논란이 거세다. 이와는 반대로 특정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사안의 본질 자체를 흐리게 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선입견이 자칫 더욱 정치적일 수 있다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지난 정권에서 집요하게 추진하려던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으로 무장해 의료의 공공성을 직역이기주의로 몰아세우려고 했다. 우리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저지했던 것이고, 1인1개소법 사수와 의료영리화 저지는 같은 맥락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새로 선출되신 협회장님이 상근직 급여도 반납한 마당에 본 사안에 대한 정치적 의도라는 생각은 이제 조금은 접어두어도 좋다는 생각이다. 치과의사 면허증을 받은 지 25년 지난 중견치과의사도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을 더 젊은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1인 시위와 100만인 서명 운동은 우리 전문가 집단의 진정성을 국민과 정치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다. 이는 우리의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협회와 지부의 회무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미래의 치과계 주인공들에게 그 진정성을 보여주는 행위인 것이다.

사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과 사람이 싫어서 명분마저도 멀리하는 것은 유사하다는 생각이다. 

이 글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편집자)

 

경기도치과의사회 최유성 부회장,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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