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협상력 만큼 치과계 합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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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협상력 만큼 치과계 합의 중요”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7.03.13 18: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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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생과 졸업생 설문조사에 대한 치과계 분석차 비교…“치위생계 역할 재정립 우선돼야…”

 

치과계의 구인난은 오랜 과제다. 이번 30대 협회장 선거에서도 보조인력난은 ‘핫키워드’로 떠올랐고, 각 캠프가 관련 주제로 독자적인 행사를 추진할 만큼 주목도를 높여왔다.

치과계는 주로 ‘치과 내 간호조무사제도 도입’이라는 대안직군을 내놓으며, 예방 및 진료영역에 대한 치과위생사의 법적 역할 보장이 필요하다는 보완책을 대다수 내놨다. 이외에도 ▲시간제일자리의 확대‧적용 ▲치과위생사 국시 재응시 지원 ▲경력별 치과위생사 등급제 도입 ▲유휴인력 연결 프로그램 및 구인‧구직사이트 구축 등이 추가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들이 십 수년째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는 관계부처와의 협상력 및 법안 개정을 위한 추진력의 미비함, 그리고 한가지 더는 관련 직군과의 협의 부재에 있었다.

특히 개원가는 해당 직군인 대한치과위생사협회와 어느정도 협의가 되었는가에 의문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가 수도권 및 지방 3‧4년제 치위생(학)과 4곳의 졸업생을 412명을 대상으로 업계 취업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치위생계는 단순히 급여 수준이나 취업률, 근속연차로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치위생계가 실전 논의 테이블에서 치과위생사에 대한 처우 문제를 최우선 개선점으로 꼽았던 것과도 다른 결과이다.

응답자의 78%가 치과에 근무 중이지만, 이들은 다수가 예상했던 급여나 병원 규모보다는 구성원과의 소통, 그리고 복지를 중요시 여긴다고 답했다. 나아가 치위생계의 중장기 개선사항으로는 ‘전문성 향상’을 희망한다고 말한다.

이에 본지는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전양호 회장과 이번 기획에 동참한 경기도치과위생사회 이선미 회장을 만나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각 업계의 분석과 시각차를 살펴봤다.

편집자

“치위생계와의 합의가 우선 과제”

구강보건정책연구회 전양호 회장은 “치과위생사가 모자라니 단순히 그 수를 늘리겠다는 생각부터가 잘못된 접근법”이라고 지적한다. 과거 치위생과의 증설을 허가해 준 교육부의 정책이 개원가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간 5천여명의 치과위생사가 배출되지만, 개원가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 현상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전양호 회장

오히려 전 회장은 “치위생계의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업계 권위를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치과위생사를 치과병의원의 단순 진료보조 인력으로 보는 시각과는 점차 괴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로 치위생계는 협회의 의료인화 강행 조짐, 그리고 4년제 학제 일원화를 위한 노력으로 위상 재고를 위한 간호협회의 전철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치과 내 간호조무사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더욱 크다. 전 회장은 “치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의 업무 영역을 법적으로 구체화하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조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의료기사법 개정 전에 치과에 간호조무사가 있을 적에도 구인난은 계속됐던 만큼 그것만으로 구인난이 해소가 될 지는 의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전 회장은 “정부나 국민들이 의료계에 지속적으로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정서상 간호조무사 관련 정책의 실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은 정부를 비롯해 당사자인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직역의 역할과 전문성에 대해 새로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구강보건전문가로서 치과위생사의 위상을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인정하고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게 전 회장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그는 “진료실에서 예방에 대한 치과위생사의 역할을 확대하는 체계를 만들고,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구강보건 인력으로 적극 흡수하는 등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치위생계와의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간호조무사의 치과진료보조 인력으로서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이탈율 잡아야 대안 직군도 유효”

치위생계는 그간 기존 보조인력인 치과위생사의 이탈율과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을 때, 간호조무사와 같은 제3의 직군에 대한 업무범위를 논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경기도치과위생사회 이선미 회장도 개원가에서 인력이 이탈하는 원인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한다.

이 회장은 “단순히 연봉 때문에 이직율이 높다고 여긴다면 오해에 가깝다”며 “졸업생들이 병원을 옮기면서 ‘이 병원은 배울 게 없을 것 같다’는 말을 꽤 자주 한다”고 했다. 오히려 병원에 환자가 없고, 경영 상황이 열악한 병원에서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선미 회장

이 회장은 “육아로 인한 퇴사도 마찬가지”라며 “결혼하고 연차가 어느정도 생기면 여유가 생기면서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일 뿐, 단순히 육아로 인해 계속 원하던 일을 쉽게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이 회장은 응답자들이 연봉 등 처우보다 전문성 향상 및 구성원과의 관계 문제에 역점을 둔 데 크게 동의했다. 이 회장은 “실제로 한곳에 오래 머무는 졸업생들은 ‘마음이 편해서…’라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그들도 한가지 걸려하는 것은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이 배우고 싶어한다는 점”이라고 전한다. 오히려 그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졸업생들이 소속 직장의 레벨을 유지하기 위해 견디는 경우가 많지 다소 경직된 내부 분위기를 즐겨하진 않는다”고도 말한다. 병원의 규모도 장기근속 여부에 큰 결정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1~2년차 졸업생들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첫 직장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인한 판단 미숙인 경우가 많고, 이는 사회 전반의 세태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이 회장은 “요즘 구직자들은 ‘평생직장’의 개념보다는 필요할 때 일을 하고 쉬고 싶을 때 떠나는 ‘니트족’ 성향을 갖고 있고 이는 특정 직군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면서 거기에 맞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이러한 세태를 반영한 현상이 바로 파트타임(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급증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얼마전 모 캠프에서 미국의 경우를 들어 국내에서도 60세의 치과위생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인식 변화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치위생계 역시 인식 변화를 고려해야 할 때”라며 “아직까지는 치위생계의 취업이 크게 어렵지 않다보니 이직율이 높은데, 서로 나이를 따지지 않고 구성원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간호조무사제도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치과에서 간호조무사는 필요한 인력이 맞다”면서도 “문제는 해당 인력인 치과위생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선제되지 않은 채로 간호조무사로 빈 인력을 채운다는 방식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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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3-15 10:29:30
공감합니다^^

내가왜 2017-03-14 22:40:52
연차가높아질수록 주는 눈치에 일은 육체노동 감정노동 다하고... 월급은 사회에서 기죽는수준에 ... 나이들어서는 할수없을거라는 불안함...
이게 진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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