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거山居 산속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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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거山居 산속 집에서
  • 송학선
  • 승인 2017.03.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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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3] 산거山居 산속 집에서 / 콩밝倥朴
(ⓒ 송학선)

공호수유목空岵茱萸木 빈산에 노란 꽃
동풍흘자개東風扢自開 봄바람이 어루만져 절로 피었구나
암향요교몽暗香搖覺夢 그윽한 향기가 꿈 흔들어 깨워
호처청효배呼妻請肴杯 아내 불러 술상 청한다

                                     

나이 들며 은둔하여 살고 싶은 숲을 석천송풍지간石泉松風之間이라 하지요. 그런데 이 바위 틈 맑은 샘과 푸르고 높은 소나무에 부는 바람사이를 잊지 못해 병든 이를 가리켜 석천고황石泉膏肓, 연하고질煙霞痼疾 또는 산림고질山林痼疾에 걸렸다 합니다. 고질痼疾은 오래되어 고치기 어려운 병을 말하지요. 고황膏肓은 심장心臟과 횡격막橫隔膜 사이를 말합니다. 이곳에 병이 들면 역시 고치기 어렵다고들 하지요. 그런데 사실 석천연하石泉煙霞의 아취雅趣가 없으면 시詩의 맛이 없을 테고 또 요즘 같은 세상에 어디 삭막해서 살맛이 나겠습니까? 병이나 마나 아, 나는 언제나 석천송풍지간石泉松風之間에 들어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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