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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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 최유성
  • 승인 2017.01.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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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최유성 논설위원

치과의사로서 살아온 세월과 개원의로서의 삶의 기간이 제법 되면서, 그동안 약간의 갈등과 혼란스러운 기간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환자를 진료하면서의 치료계획을 설명하는 과정이나 실제 진료 행위에 있어서 과연 최선의 판단이었는가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과 함께 자영업자로서의 세무문제에 관한 부분도 포함된다.

최근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의 보편화로 많이 투명화가 되었기에 세무 문제에 관한 혼란스러움은 매우 감소했다. 한편 우리는 과거의 삶의 연속선상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고지신이라는 말과 같이 과거의 실패로부터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치과계의 직선제 도입은 이러한 사회적 투명성이 치과계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SIDEX와 GAMEX의 문제점들이 그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 두 학술대회는 일부 지부 차원의 행사가 아니다. 즉 치과계 전체의 행사이기 때문에, 두 행사의 운영철학이나 재정적 투명성, 그리고 그 잉여금의 치과계 환원 절차는 치과계 전체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논란의 대상에는 여러 가지 관점이 상존한다. 관련업체의 부스비용에 관한 문제, 국제화의 본질적 목적과 부가적인 이면의 목적, 행사운영상의 재정적 투명성, 일반 회계로의 전환에 관한 문제점 및 그 과정의 편법 논란 등의 문제점들이다.

이러한 부분이 일부 관련자들만의 정보로 제한된다고 해서, 일반 회원들이 모른다거나 그냥 묵과하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회원들의 상상이 실제보다 과장될 수도 있고, 이것은 회무 전반에 걸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스러운 점이다. 즉 사회적 시대조류와 어긋나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명확하고 투명하기 힘든 이유들을 아무리 선한 의도로 포장한다고 해도, 그것은 정당한 명분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 회원들이 봤을 때, 더 나아가 치과계 외부 사람들이 들여다봤을 때, 의구심이 든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변명의 여지는 있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들, 즉 선한 목적의 이유들이 나름의 정당성으로 설명될 수는 있다. 그러나 과정상의 편법적인 방법들이 동원되는 순간, 그 과정 속에서 실무자들이 유혹에 빠질 수 있고, 회원들 간의 오해가 싹트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다양한 이해관계나 선거 국면과 맞물린다면 상호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여지도 많은 것이다.

선거 국면을 앞두고 투명화를 외치는 후보자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투명화의 길은 아름다운 말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뼈를 깎는 실제적인 자구책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또 다시 선의에 의해서, 편의에 의해서, 그리고 불완전한 신뢰의 명분으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최근 선거 과정에서 회비인하에 관한 공약을 각 캠프에서 발표하고 있다. 불필요한 행사를 없애고, 회원들의 회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충정심은 회원의 한사람으로서 환영할만한 공약이다. 그러나 상기 행사를 통한 잉여금의 편법적 전환은 이제 시대정신에 위배된다는 생각이다. 만약 회무 운영에 정당한 자금이 필요하다면, 표심을 위한 회비의 인하를 주장하기보다는 차라리 회비의 인상을 주장해야 정직한 지도자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치과계 행사의 필요성이 존재한다면,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행사를 치루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발생된 잉여금에 대한 세금은 법대로 납부하고, 나머지는 치과계 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과정 중에서 합법적인 세금의 납부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치과의사들도 이러한 점을 생각하는 것이 사회적 위상의 관리나 직업적 이미지 관리의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경기도치과의사회 정책연구이사,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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