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바람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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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바람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
  • 최유성
  • 승인 2016.08.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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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최유성 논설위원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의 바람이 서서히 느껴진다. 선거의 진정한 의미는 선출된 지도자가 회무에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회원들은 지도자가 회무를 제대로 해 나가는지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과정까지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첫 단계인 지도자 선출 과정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몇 가지 측면으로 고려해보고자 한다.

먼저 민주주의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아테네의 페리클레스가 제시한 지도자의 자질에 관해 살펴보면,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으로 인한 장례식 연설에서 화려한 정치적 수사 뒤에 도사리고 있는 냉엄한 정치적 현실을 담고 있다. 독재자는 강제로, 선동가는 시민들이 좋아하는 말만 하면 되지만, 민주사회의 진정한 지도자는 반대하는 시민들에게도 당면한 정치적 현실을 설명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납득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제시한다. 지도자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식견이 있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조국을 사랑하고, 재물에 초연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즉, 식견이 있으나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생각이 없는 것이고, 이 둘을 가졌어도 애국심이 없다면 공동체를 위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애국심이 있다고 해도 뇌물에 약하다면 자기 이익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릴 것이라고 하였다. 2400여년이 지난 현재에도 한 치의 오차가 없는 사실이다.

다음으로는 함석헌의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를 인용한 어느 역사서의 머리말을 인용해본다.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알량한 경험이 전부인 그런 지도자가 아니다. 독서와 사색을 통해 현 사회의 문제점을 찾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지식형 지도자가 필요하다. 양반 출신이면서도 양반 사대부들의 숱한 반대를 꺾고 면천법을 만들었던 류성룡, 폐기됐던 대동법을 되살려낸 김육,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다던 이순신, 신분제 해체를 주장했던 윤휴, 이런 사람들이 우리 역사에는 있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그들을, 그들이 만든 역사를 되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모를 ‘그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한편으로는 구성원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와 조직의 생명을 부풀어 오르게 하는 ‘발효리더’라고 불릴 수 있는 지도자를 생각할 수 있다. 이와 반대되는 리더는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인스턴트 리더’라고 설명되며, 이들은 권력과 부귀를 차지하기 위해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최근의 리더십 이론 중의 하나인 ‘슈퍼 리더십’은 하위자들로 하여금 자기 스스로 리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리더십을 일컫는다. 결국 모두가 리더다. 회사, 학교, 작게는 집안 내에서 훌륭한 리더로서 행동하지 못하는 이가 더 큰 사회의 리더로 성공할 리 없다.

최근의 리더십 이론 또한 한 명의 특출한 리더가 사회를 바꾸기란 어렵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구성원 모두에게 리더십과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리더에게 가치를 부여한다. 우리 모두가 리더라는 이야기와 한 명의 특출한 리더가 사회를 바꾸기 어렵다는 언급에 너무나도 공감이 된다.

우리 회원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이유는 의외의 곳에 있다는 생각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의 지도자로 나서는 분들은 예전에 적당히 좋은 것이 좋은 대로 지내던 분들 아래에서 회무를 배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지도자로 나서는 분들이 예전에 평화롭던 시절에 배웠던 기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수의 회원들이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시점에서 우리 회원들은 우리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후보자들이 우리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다짐을 하도록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경기도치과의사회 정책연구이사,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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